1987년 계엄령이 해제된 이후 대만의 민주화 운동은 크게 셋으로 구분됩니다. 1990년 3월의 ‘들백합운동(野百合學運)’, 2008년 11월의 ‘산딸기운동’, 2014년 3월의 ‘해바라기운동’입니다. 해바라기운동은 마잉주 정부가 30초 만에 졸속으로 처리한 중국과의 서비스무역협정에 반대하여 학생들을 주축으로 국회를 점거하고 농성했던 사건을 가리킵니다. 이때 함께했던 사람들은 밀실 협정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검은 옷을 입고, 희망을 상징하는 해바라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참고]
그 현장에서 불렸던 노래들이 있습니다. 다즈(大支)의 〈해바라기(太陽花)〉, 황젠웨이(黃建為)의 〈내가 안은 건 용감한 척하는 너야(我擁抱的是一路裝作勇敢的你)〉처럼 현장에서 태어난 노래가 있는가 하면, 메이데이(五月天, Mayday)의 〈일어나(起來)〉처럼 새로운 의미를 갖고 다시 불리게 된 노래도 있습니다. [참고]
세 번째 곡인 〈섬의 여명〉은, 해바라기운동의 전개 과정에서 정부의 과잉 진압으로 유혈 사태가 발생한 후 학생 대표였던 린페이판(林飛帆)이 희망을 북돋울 수 있는 노래를 지어 달라고 한 부탁에, 인디 밴드 ‘소화기밴드’가 48시간 만에 만들어 헌정한 곡입니다. 이후 타이베이예술대학 학생들이 이 곡을 배경음악으로 삼아 현장에서 촬영된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고, 노래는 곳곳으로 퍼져나가 거리로 사람들을 불러냈습니다. [참고]
신문과 뉴스에 참담한 소식이 끊기질 않습니다. 종종 스크롤을 내리다 보면, 거대한 불의 앞에 홀로 서 있는 듯한 막막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래서 함께 노래를 불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나 봅니다. 노래는 지금 내 곁에 있는 그 목소리들을 듣게 하고, 내가 당신의 곁에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니까요. 그럼 함께 부릅시다, 투쟁♬